미국 네바다주에서 또다시 '뇌 먹는 아메바'라고 불리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미국에서 또다시 '뇌 먹는 아메바' 사망자 발생
2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 보건당국은 최근 두 살짜리 아이가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 아이의 병과 사망의 원인이 '뇌 먹는 아메바'라고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라고 확인했다.
보건당국은 이 아이가 링커 카운티의 천연 온천인 애쉬 스프링스에서 아메바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당국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세한 단세포, 살아있는 아메바"라며 "이 아메바는 뇌 조직을 파괴하고 아메바성 뇌수막염(PAM)이라는 매우 심각한 희귀 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뇌 먹는 아메바'가 서식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심심치 않게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라스베이거스 한 호수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노출된 10대 아이가 숨졌고, 앞서 7월에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도 한 여성이 호수에서 수영한 후 이 아메바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름에는 중서부 네브래스카주와 미주리주에서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 사례가 나왔다.
올해 3월 3일에는 플로리다주 샬럿카운티의 남성이 지난달 20일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돼 숨졌다. 샬럿 카운티 보건당국 관계자는 "사망한 남성이 수돗물로 코 안을 헹군 뒤 감염된 것 같다"며 "자세한 감염 경로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첫 사망자 발생
지난해 26일 질병관리청은 태국서 머물다 귀국한 후 뇌수막염으로 숨진 50대 내국인 남성에게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전 세계 호수, 강과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발견되며 따뜻한 환경을 좋아하는 자유 생활 아메바의 일종이다. 사람과 실험동물 감염 시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한다.
도대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무엇인가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감염 시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하는 자유 생활 아메바의 일종이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온열대 지역의 담수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연못이나 저수지, 호수, 강, 하천, 온천, 오염된 수돗물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사람에게 기생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생명력을 유지하며 따뜻한 환경을 좋아해서 30℃ 이상에서는 활발하게 증식한다.
지구 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의 서식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이 최초 보고된 것은 1937년으로, 미국 버지니아 감염자 조직에서 첫 사례가 나왔다. 이후 2018년까지 전 세계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에 의한 원발성 아메바뇌염 사례는 총 381건 보고됐다.
왜 뇌 먹는 아메바인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사람의 코를 통해 감염된다. 현재까지는 사람의 비말 등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어 사람 간에 전파는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서식하는 물에 사람이 들어가게 되면 코를 통해 들어가서 후각신경을 따라 뇌척수액까지 침투한다. 아메바가 뇌에 접근하면 유기체인 뇌 조직 세포를 먹으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감염 증상과 치사율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되면 2~1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치고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 증상은 대부분 뇌수막염과 흡사하다. 초기 며칠은 심한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증상을 보인다. 이후 증상이 심각해지면 뇌수막염 증상이 나타나는데, 목이 뻣뻣하게 굳거나, 주의력 상실, 균형 상실, 발작, 환각 등의 증상을 보인다.
감염으로 인해 뇌 조직이 파괴되면 사망에 이른다. 하지만,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의 감염될 확률은 매우 낮다. 전 세계 감염 사례를 살펴보면 1년에 7~8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초희귀 질환'으로 구분되지만, 한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97%가 될 정도로 치명적이다.
예방이 최선
해외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수돗물 등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다. 이 아메바는 건조하거나 산성이 강한 지역에서는 취약하다. 또 바닷물에서도 살 수 없다. 반면 물만 있다면 40도가 넘는 수온에서도 살아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학계에서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등 아메바성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즉시 항생제를 투여할 것을 권고한다. 우선 뇌척수액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지만, 뇌척수액검사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항생제를 먼저 투여하기도 한다. 또 항생제와 함께 항진균제를 병용해 치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치료에도 치사율은 여전히 높으며, 치료를 무사히 마친다고 하더라도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이 보고된 지역에서는 수영 등 물놀이를 최대한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해외여행 중에도 감염 발생이 보고된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이나 레저 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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